
국제 금값이 온스당 4천 달러 아래로 밀리며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뛰자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도 매도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23일 금값이 장중 1.2%까지 하락해 온스당 3,975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고 24일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 금 현물은 0.6% 내린 온스당 3,999.05달러였다. 당시 금값은 주간 기준 약 4%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6월 초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앞두고 있었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전략가는 유가와 금리, 연준 정책 전망에 대한 우려에 더해 추세추종형 투자자의 매도가 하락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번 움직임이 눈에 띄는 건 증시의 위험 회피 흐름 속에서도 금이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자자금이 인공지능 관련 주식에서 미국 국채로 옮겨가는 동안 금도 함께 팔렸다. 일부 기간 국채금리가 내려갔는데도 금값은 뚜렷하게 반등하지 못했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지만, 최근에는 자산 매도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단기 매도와 장기 수요는 엇갈린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금 ETF에는 14주 연속 금이 순유입됐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은 장기 투자자들이 재정 불안과 지정학적 위험,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을 축적하는 반면, 단기 투자자들은 금리 전망과 환율, 기술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UBS는 금값이 4천 달러 부근을 다시 시험할 수 있지만, 이 가격대에 구조적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미국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부담이지만, 중앙은행의 자산 다변화와 중국의 매입 수요가 장기 지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UBS는 금값이 미국 실질금리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가 과거보다 약해졌다고도 진단했다. 9월 중앙은행 매입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연간 매입량 전망 750~1,000t을 유지했으며, 금값이 올해 말 안정을 되찾고 2027년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