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현행 일정대로라면 2027년 1월 1일 시행되지만,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달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당정 협의에서 유예 방침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만 시행일을 바꾸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며, 다음 달 국회 세법 심사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세는 2020년 관련 법 개정으로 도입 근거가 마련됐지만 시행 시기를 둘러싼 논란 속에 세 차례 연기됐다.
이번에도 일정이 조정되면 네 번째 유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5일 청년층의 자산 형성 여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예론의 주요 근거는 해외 거래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는 각국 과세당국이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이용자의 거주지와 거래정보를 받아 국가 간 교환하는 제도다.
미국의 CARF 참여는 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국제 정보 공유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기 전에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 발의된 개정안과 의원들이 제시한 방안은 유예 시점과 방식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안은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처음 교환한 해를 기준으로 2년 뒤 과세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과세 시기를 2년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성국·김재섭 의원은 시행 시점을 2030년으로 미루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송언석 의원은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냈다.
현행 과세 기준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에 연간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과세 대상 소득이 연간 1000만원이면 공제 후 750만원에 세율을 적용해 세금은 165만원이다.
실제 세액은 취득가액 등 소득 산정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2027년 발생한 소득은 2028년 5월 신고·납부 대상이며, 시행이 미뤄지면 과세 대상 소득의 발생 시기와 신고 일정도 조정될 수 있다.
유예가 반복되면 조세 행정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행 시점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익 통산과 손실 이월공제, 다양한 거래 유형의 과세 기준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