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에서 지난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가 649만8306정 처방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 69개 시군구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다. 강남권 처방은 이 약에만 집중된 것일까.
송파구는 383만6583정으로 2위, 서초구는 339만7906정으로 4위였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처방량은 서울·경기 지역 전체의 21.4%를 차지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환자의 주의력과 충동성을 개선하는 치료제지만, 각성 효과 때문에 강남 학원가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처방량만으로 복용 목적이나 오남용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전국 처방 건수는 2020년 149만3240건에서 지난해 322만938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170만5412건이었다. 지난해 처방 환자 가운데 19세 이하가 약 45%였으며, 10대 환자는 2020년 6만5685명에서 지난해 17만9068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는 3만1408명에서 9만8126명, 30대는 1만5911명에서 7만1006명으로 늘어 성인층에서도 증가가 두드러졌다.
다른 마취·진정제도 강남권 처방량이 높았다. 지난해 프로포폴은 강남구가 209만4941개로 1위, 서초구가 76만3683개로 2위였고 송파구는 4위였다. 미다졸람은 강남·송파·서초구가 각각 1·2·5위, 케타민은 강남·서초·송파구가 1~3위였다. 강남권에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이 밀집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에서 31년간 병원을 운영해온 김정일 김정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집중력 향상을 위해 자녀의 ADHD 검사나 약 처방을 원하는 학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무기력감, 직장인의 업무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 일상의 문제를 약물로 빠르게 해결하려는 사람들도 병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남인순 의원은 반복·고용량·장기·다기관 처방 같은 위험 신호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방 통계는 약의 규모와 지역별 분포를 보여주지만 실제 복용 방식이나 처방 이유까지 말해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