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춘천마라톤이 열린 10월 25일, 결승선에서는 기록뿐 아니라 가족의 응원과 동행도 빛났다. 80주년을 맞은 대회에 부모와 자녀, 사위와 장모,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 출전해 각자의 속도로 가을 코스를 달렸다. 젊은 층의 러닝 열풍에 과거 대회에 나섰던 부모 세대가 자녀와 다시 참가하는 모습도 늘었다.
주우철(37)씨는 풀코스를 5시간 13분 만에 완주했고, 장모 김지연(61)씨는 4시간 15분대에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사위를 맞았다. 2024년 결혼한 주씨는 연애 시절부터 아내와 춘천마라톤을 뛰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장모와 함께 출전했다. 김씨는 올해 2월 처음 도전한 교토마라톤도 완주한 러너다.
만삭인 아내가 응원하고 12월 태어날 아이까지 함께한 이날을 두고 주씨는 훗날 3대가 나란히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올해 4월 결혼한 박민정(31)씨는 남편, 시아버지 김동민(58)씨와 10㎞ 부문을 완주했다. 세 사람은 추석에도 5㎞를 함께 달리며 대회를 준비했다. 김융연(38)·김명규(41)씨 부부는 초등학생 두 자녀와 4년째 10㎞에 참가한다.
2023년 첫 출전 때 여섯 살이던 둘째가 힘들어 부모가 번갈아 안고 1㎞씩 달렸지만, 이제 아이들은 완주 메달을 자랑할 만큼 달리기를 즐긴다.
가족의 동행이 모두 완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이선효(32)씨는 아버지 이희봉(68)씨와 풀코스에 도전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다. 풀코스 완주 메달이 100개가 넘는 아버지는 체력이 떨어져 지난해 마라톤을 그만뒀다가, 달리기를 취미로 시작한 아들과 함께 뛰려고 다시 대회에 나왔다.
한편 배종훈(60)·배재근(30)씨 부자는 4시간 16분 11초에 풀코스를 완주해 춘천마라톤 통산 10회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 함께 올랐다. 배씨는 근이영양증 환자인 아들이 탄 휠체어를 밀며 2013년부터 대회에 참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