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식 전극은 용매를 쓰지 않아 전극을 말리는 단계를 생략하는 제조 방식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로 원가 절감이 중요해지면서 배터리 업계가 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건식 공정은 어떤 부담을 줄이고, 양산을 위해 무엇을 해결해야 할까?
습식 공정에서는 활물질과 전기가 잘 흐르도록 돕는 도전재, 재료를 붙이는 바인더를 용매와 섞어 슬러리로 만든다. 이를 금속판에 바르고 건조한 뒤 압연해 전극을 만든다. 양극 집전체에는 주로 알루미늄, 음극에는 구리가 쓰인다.
용매를 말리려면 대형 건조 설비와 열에너지가 필요하고, 증발한 용매를 회수·처리하는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건식 공정은 고체 분말을 섞어 필름으로 만든 다음 금속판에 붙인다. 용매 코팅과 건조 단계를 줄여 설비와 에너지 부담을 덜 수 있으며, 업계는 설비 투자비를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는 기술 적용에 따른 기대 효과이지, 모든 생산시설에서 확인된 절감 실적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활물질을 더 담으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지나치게 두꺼우면 리튬이온 이동이 어려워져 충전 속도와 출력이 저하될 수 있다.
분말을 균일하게 섞고 금속판에 단단히 붙이며 대량생산에서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바인더를 미세한 섬유 형태로 만들어 활물질과 도전재를 엮는 ‘바인더 섬유화’가 중요하다. SK넥실리스는 2026년 10월 20일, 음극재와의 접착력을 높이는 고접합 카본 코팅 동박 개발을 발표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충·방전 때 부피가 팽창하고 수축해 동박에서 떨어질 위험이 있는데, 카본 코팅은 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파일럿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2027년 하반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2024년 9월 충남 천안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LFP 배터리 양극에 건식 공정을 적용해 2029년부터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건조 설비를 줄여 원가를 낮추고,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LFP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