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쓰이는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의 결함을 빛으로 찾아내는 국제 기준이 약 15년 만에 바로잡혔다. 한국전기연구원 나문경 책임연구원과 충남대·호리바에스텍코리아·SK실트론 등의 공동연구팀은 특정 결함이 내는 빛의 파장이 기존에 알려진 424nm가 아니라 459nm라고 밝혀냈다.
SiC 반도체는 높은 온도와 압력을 견디며 전류 방향과 전력 변환을 제어한다. 제조 과정에서 원자층이 쌓이는 순서가 어긋나면 ‘적층 결함’이 생기고, 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웨이퍼를 깨지 않고 불량을 찾는 광발광(PL) 검사는 빛을 비춘 뒤 결함 부위에서 나오는 파장을 살핀다.
파장에 따라 결함의 종류를 판별하므로, 기준이 틀리면 불량의 원인을 잘못 짚을 수 있다.
연구팀은 상용 웨이퍼 207장에 있는 10만여 개 결함 데이터를 분석해 프랭크형 적층 결함이 주요 결함 종류임을 확인했다. 그중 ‘(4,1) 프랭크형’은 원자층이 빠지거나 추가돼 생기는 결함이다. 기존 IEC 기준의 424nm는 빛의 신호와 원자 구조를 직접 대조해 얻은 값이 아니었다.
연구팀은 먼저 빛으로 결함 위치를 찾고, 그 부분을 수 나노미터 단위로 잘라 원자분해능 주사투과전자현미경으로 구조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결함의 지표가 459nm임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머티리얼리아’ 9월 8일자에 실렸다. 새 지표는 빛의 신호와 실제 결함 구조를 연결해 판별 기준의 근거를 보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결함 원인을 더 정확히 추적해 제조 공정을 개선하면 전기차와 전력 변환 시스템의 품질·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