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밸브 등 수도용 자재와 제품 587개를 조사한 용출시험에서 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이 반복 검출됐다.
하지만 시험 결과가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농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물의 흐름과 자재에 닿아 있는 시간이 시험 조건과 다르기 때문이다.
현행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기준에는 이 세 물질의 용출량을 제한하는 기준이 없다.
2022~2025년 조사에서 톨루엔은 174개(29.6%), 에틸벤젠은 102개(17.4%), 크실렌은 120개(20.4%) 제품에서 검출됐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이 수행해 2024년 12월 한국물기술인증원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의 결과다.
제품군별로는 금속관류의 톨루엔 검출률이 46%로 가장 높았고, 밸브류 36%, 펌프류 34%가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은 인증·수시검사·품질시험을 의뢰한 제품 가운데 휘발성유기화합물 분석 대상 재질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특히 에폭시수지로 부식 방지 코팅을 한 강관 45개에서는 톨루엔이 33개(73.3%), 에틸벤젠이 41개(91.1%), 크실렌이 44개(97.8%)에서 검출됐다.
연구진은 도료에 쓰인 용제가 코팅층에 갇혔다가 물에 녹아 나왔을 가능성을 들었다.
코팅 겉면이 먼저 굳거나 코팅층이 두껍거나 충분히 굳지 않은 경우 용제가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험 결과만으로 주민의 노출량이나 건강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연구진은 노출 경로와 수준에 따라 세 물질이 간·신장·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자재 단계의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2022년 감사원도 기준 마련 필요성을 지적했다.
환경부는 2024년 2월부터 관련 기준을 반영하는 수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현행 기준에는 제한 규정이 없다.
연구진이 제안한 에폭시수지 자재의 용출기준은 톨루엔 0.07㎎/L, 에틸벤젠 0.03㎎/L, 크실렌 0.05㎎/L다.
각각 먹는물 수질기준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연구진은 고농도 용출이 확인된 에폭시 코팅 수도관부터 단계적으로 관리하고, 용제를 덜 쓰거나 쓰지 않는 도료로 바꾸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