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 해변을 걷던 크리스틴 마빈은 모래 속 물체를 흔한 녹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손에 쥐자 예상보다 가볍고 밀랍처럼 매끄러워 향수 원료인 용연향일 수 있다고 여겼다. 10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데일리메일은 하루 전인 24일(현지시간) 이 발견을 전했다.
마빈은 물체를 집에 가져와 물에 띄워 보았고, 달군 바늘을 대자 옅은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소화하지 못한 이물질이 장 속에서 뭉쳐 배출된 물질이다. 향유고래의 주식인 오징어의 딱딱한 부리로부터 장기를 보호하고 소화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덩어리가 지나치게 커지면 고래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배출 직후에는 검고 악취가 나지만, 바다에서 오랜 시간 햇빛과 염분에 노출되면 굳어 밝은색으로 변하고 좋은 향을 낸다. 향유고래 개체 수 감소와 용연향을 만드는 개체가 일부에 그친다는 점 때문에 희귀하다.
용연향은 1온스(약 28g)당 최대 1만 달러, 약 1330만원에 거래될 수 있다. 같은 무게의 금값은 약 4000달러, 530만원 안팎으로 제시돼 용연향 가격은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흙내음이 섞인 향 때문에 한때 샤넬 넘버 5에도 쓰였지만, 희귀성 때문에 최근 시중 향수 대부분은 인공 합성 원료로 대체됐다.
미국에서는 향유고래에서 유래한 물질이 멸종위기종보호법과 해양포유류보호법의 적용을 받아 줍거나 보관·판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마빈은 발견할 때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즉시 신고했다. 발견된 용연향 중 한 덩어리는 지역 고래 보호 단체에 전달됐고, 이 단체는 연방 당국과 절차를 협의 중이다.
마빈은 2024년 처음 용연향을 구했고 같은 해 한 번 더 발견한 뒤 이번에도 발견했다. 그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향을 맡을 수 있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빈은 용연향의 진짜 가치는 돈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