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생활을 시작하면 잔디밭과 집을 직접 돌보는 일뿐 아니라 마을에 적응하는 과제도 기다린다. 10월 25일 발표된 ‘2025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서 지난해 귀농인은 1만1617명으로 전년보다 8.5% 늘었다.
한편 최근 5년 이내 귀촌인 가운데 약 18만4000명(8.3%)은 도시로 돌아갔고, 귀농인도 1969명(3.4%)이 되돌아갔다.
정착까지는 준비 기간도 필요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월 26일 발표한 실태조사에서 평균 준비 기간은 귀농 27.4개월, 귀촌 15.5개월이었다. 귀농·귀촌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약 70%였고, 현재 지역에 계속 살겠다는 비율은 귀농 97.0%, 귀촌 86.3%였다.
유튜브 채널 ‘새멋TV’에 출연한 가온건축 임형남 대표는 집터의 풍경이나 설계보다 이웃과 어울려 살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한 건축주는 마음에 든 마을을 찾은 뒤 바로 집을 짓지 않고 2년간 전셋집에 살며 주민들과 관계를 쌓았다.
부부가 함께 은퇴 후 전원생활을 계획한다면 서로의 생활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한쪽이 기존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그리워해 도시로 돌아가고, 남은 배우자도 외로움에 결국 복귀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집을 마련한 뒤에는 관리 부담이 현실이 된다. 전구 교체부터 집 안팎의 수리를 직접 해야 하고, 잔디를 깎거나 잡초를 뽑는 일도 반복된다. 임 대표는 잔디 대신 마사토를 깔고 꽃밭은 정해진 구역만 가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테라스와 수영장도 설치비만 볼 게 아니라 이후 관리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예산에는 토지·건축비 외에 가구와 집기, 세금, 조경 공사비도 포함해야 한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임 대표는 약 5년 전 마련한 경기 가평·청평 일대의 땅을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지켜봤더니, 개망초에 이어 다른 식물과 나무가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연을 바꾸려 하기보다 그 안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원주택을 계획한다면 집과 마당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감당할 관리 범위, 자연을 대하는 방식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