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월 21일 재정경제부가 예정대로 과세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한 지 나흘 만이다. 다만 유예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해외 거래정보를 확보하기 어렵고 과세 기반이 충분한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행을 앞둔 정책이 다시 국회 논의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지만 시행은 세 차례 연기됐다. 현행법대로면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한다. 한 해 소득이 1,000만원이라면 공제 후 750만원에 세율을 적용해 세금은 165만원이다.
청와대는 해외 거래정보 확보의 어려움과 과세 인프라 미비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층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부 안에서도 최근 발언은 달라졌다. 10월 20일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은 업계·전문가 간담회에서 과세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인프라와 시장 규율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 재정경제부는 예정된 시행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22일 이형일 부총리는 국회에서 업계와 국회 의견을 모아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했다. 국세청은 고시안을 마련하는 등 시행 준비를 진행해 왔다.
유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간 거래정보 교환이 시작된 해를 기준으로 2년 뒤 과세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과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고,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해외 거래소 정보 확보와 스테이킹·디파이 과세기준의 불명확성을 들어 2029년까지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미 세 차례 미룬 만큼 추가 연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행 시기를 바꾸려면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해, 최종 결정은 당정 협의와 국회 논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