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을 비타민이 든 주스와 함께 삼키거나 약을 먹은 뒤 과일을 곁들이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일주스는 약에 따라 흡수량을 줄여 효과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반대로 혈중 약물 농도를 높여 부작용 위험을 키우기도 합니다.
어떤 과일인지와 함께 복용하는 약의 성분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자몽과 자몽주스가 일부 고지혈증·고혈압 치료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자몽의 푸라노쿠마린 계열 성분이 소장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 CYP3A4의 작용을 억제하면 약이 혈액에 더 많이 들어가거나 체내에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약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며, 같은 계열이라도 성분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상호작용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알레그라정의 성분인 펙소페나딘은 자몽·오렌지·사과 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생체이용률, 즉 몸에 흡수되는 약물의 비율이 줄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사항은 이 약을 물과 함께 복용하도록 권고하며, FDA도 과일주스가 장에서 약물 흡수를 돕는 운반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귤도 피해야 할까요? 자몽·오렌지와 귤은 모두 감귤류지만 같은 과일은 아닙니다.
자몽과 특정 약의 상호작용만으로 일반적인 귤까지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귤을 먹는 것과 주스로 약을 삼키는 것도 다릅니다.
펙소페나딘의 주의사항 역시 귤을 먹으면 같은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약을 복용할 때는 주스 대신 물을 이용하고, 제품 설명서에 음식이나 음료 관련 주의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복용 중인 약과 음식의 조합이 걱정된다면 약사에게 제품명을 알려 문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감기약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커피·녹차·콜라를 자주 마시면 두근거림이나 불면이 나타날 수 있고, 항히스타민 성분은 술과 함께할 때 졸음·어지러움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감기약이나 두통약을 더 먹을 때는 성분 중복 여부도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