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26년 2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규모보다 커졌다.
관련 통계를 함께 비교할 수 있는 199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만든 기록이지만, 흑자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반도체 가격과 경쟁 여건에 달려 있다.
10월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보면, 한국의 2분기 흑자는 1,166억3,000만 달러였다.
독일은 522억8,000만 달러, 일본은 506억2,000만 달러로 두 나라를 합쳐도 1,028억9,000만 달러였다.
한국이 137억4,000만 달러 더 많았다.
독일과의 흑자 격차는 643억5,000만 달러로 1976년 이후 가장 컸고, 일본과의 격차도 660억1,000만 달러로 비교 가능한 1996년 이후 최대였다.
2분기 통계가 확인된 주요 36개국 중 한국보다 흑자가 큰 나라는 중국뿐이었다.
중국은 1,937억2,000만 달러로 한국의 약 1.7배였지만, 한국 흑자는 중국의 약 60%까지 올라왔다.
1년 전에는 중국의 22.7%였다. 한국의 흑자 자체도 지난해 2분기 283억9,000만 달러에서 4.1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증가율은 각각 11.9%, 5.0%였다.
상반기 흑자 역시 한국이 1,910억1,000만 달러로 중국에 이어 2위였다.
7~8월에도 한국은 88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독일·일본 합계보다 73억7,000만 달러 많았다.
IMF는 연간 순위도 중국 다음으로 전망했지만, 흑자 확대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특히 AI 산업 성장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AI 열기가 식거나 AI용 메모리 생산 기업이 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흑자가 크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창신메모리의 자체 조달 확대도 경쟁 변수로 꼽힌다.
IMF는 한국의 흑자가 2028년까지 연간 4,000억 달러를 웃돌다가 2029년 2,956억5,600만 달러, 2031년 1,774억9,100만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순위 전망도 2029년 3위, 2031년 5위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수익을 산업 경쟁력 강화에 쓰고, 수출 둔화에 대비해 내수와 서비스업 기반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