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쓰는 전력은 규모가 커질수록 발전소와 송전망 증설을 요구한다. 쟁점은 이 비용이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돌아갈지,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에 섞일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데이터센터에 전기요금 특례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는 하루 2400만킬로와트시(kWh)를 소비한다. 4인 가구 5만7000곳이 한 달 동안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수요를 감당할 설비를 더 지어야 하는 만큼, 정부는 일반 소비자에게 비용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취지로 요금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3월 아마존·구글·메타 등 빅테크 7곳이 백악관에서 데이터센터용 발전소와 전력망 증설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서약했다. 이를 법으로 뒷받침하려는 ‘요금납부자 보호법’은 9월 하원을 통과했지만, 각 주가 기준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할지를 놓고 민주당이 의무화를 요구하면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은 100MW 이상 데이터센터가 증설 비용 전부를 내고, 계약을 중도 해지해도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이 비용 분담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가정용 전기요금 상승이 있다. 워싱턴DC의 가정용 전기 구매요금은 지난해 6월 17.7%, 올해 7월 7% 올랐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7월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요금 등급을 별도로 만들었다. 요금은 kWh당 58센으로 추산되며, 주택·상업·산업용을 모두 포함한 평균 45.40센보다 약 30% 높다.
조하리 압둘 가니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15일, 200MW를 신청하고 100MW만 사용해도 나머지 전력분 요금을 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운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 데이터센터는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요금을 내고 있으며, 지난해 말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172.99원이었다. 정부는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GW 시설이 1년 내내 가동되면 연간 87억6000만kWh를 쓰므로, kWh당 요금이 1원 차이 나면 연간 부담은 87억6000만원 달라진다. 업계는 전용 요금이 높으면 투자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기후부는 한국의 전력 품질이 우수해 전용 요금이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