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10월 24일 보도된 IDC 집계에서 올해 2분기 유럽 로봇청소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64.0%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가정용 청소로봇 출하량 증가율은 21.5%였다. 다만 두 수치는 집계 범위가 다르다.
유럽 수치는 로봇청소기만, 세계 수치는 잔디깎기·창문·수영장 청소로봇 등을 포함한 가정용 청소로봇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같은 분기 전 세계 가정용 청소로봇은 1120만5000대 출하됐다.
이 가운데 로봇청소기는 788만5000대, 매출은 38억9000만달러였다. 유럽 안에서는 동유럽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중·동유럽 스마트 청소로봇 출하량은 40.3% 증가해 글로벌 평균 17.1%를 웃돌았다.
폴란드 조사에서는 구매 이유로 편리함(60%)과 시간 절약(48%)이 꼽혔다.
소득 증가와 온라인 유통 확대에 더해 자동 물걸레 세척·건조, 장애물 회피 기능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들은 신제품을 자주 내놓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한편, 유럽의 유통·물류·사후서비스망을 강화했다.
AI 사물 인식과 자동 건조 같은 고급 기능을 중저가 제품에도 적용했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로봇청소기 출하량 상위 5개사는 모두 중국 기업이며,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75%, 매출 기준 82%였다.
미국의 규제도 유럽 공세를 재촉하는 배경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7월 외국산 첨단 로봇을 국가안보 위협 장비 목록에 추가했다.
기존 인증 제품의 판매는 유지되지만 신규 외국산 모델은 원칙적으로 인증이 막혔고, 규격에 따라 일부 로봇청소기도 대상이 됐다.
대미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업체들이 유럽에 물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급망과 생산 거점을 재검토하면서 일정을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2월 국내 출시한 ‘비스포크 AI 스팀’의 글로벌 출시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고, LG전자도 글로벌 공급 타임라인을 재조정했다.
미국 인증 규제와 관세 불확실성이 겹친 영향이다.
두 회사가 추격하려면 출시 속도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 신뢰성과 스마트홈 연동에서 중국 제품과 다른 강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