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고 보증이 끝나는 차량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동네 정비소에서는 고치고 싶어도 작업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월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오토살롱테크 컨퍼런스’에서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장비와 공간 비용, 정비 정보 접근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전기차 배터리를 내려 작업하려면 전용 장비와 고전압 안전 시설이 필요하다. 유영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은 배터리 셀의 충전 상태를 맞추는 ‘밸런싱’ 장비만 해도 약 6000만원이라며, 동네 카센터가 마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종남 카포스 서울조합 이사장도 장비뿐 아니라 전문 인력 확보가 부담이고, 일반 정비업소가 고전압 배터리를 내려 모듈 단위로 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전기차 수리 수요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 3년·5년 보증이 끝나는 차와 배터리 8년·10년 보증이 만료되는 차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서울형 전기차 정비 공동 작업장’은 동네 정비소가 차량을 접수하고 전문 작업장에 수리를 맡기는 구상이다. 권역별 시설에서 장비와 인력을 함께 활용해 개별 업체의 투자 부담을 덜고, 고전압 안전교육을 이수한 정비사가 작업하도록 한다. 조합이나 협동조합이 운영·관리를 맡는 방식도 제안됐다.
수리 장비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단기와 통신 장비로 고장 정보를 읽고 원인을 찾는 역량이 필요해, 부품 교환을 넘어 정보 처리까지 다루는 교육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종별 배터리 진단과 소프트웨어·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점검에는 제조사의 정비 정보가 뒷받침돼야 하며, 수리 뒤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는지 확인할 체계도 과제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