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통념에 제동을 거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전과정평가학회에 의뢰해 수행한 ‘일회용 빨대 종합 실태조사’에서 일반 플라스틱 빨대는 16개 환경영향 항목 가운데 10개에서 영향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이 제시한 대안은 한 소재를 다른 소재로 바꾸는 것보다, 빨대를 기본 제공하지 않고 소비자가 요청할 때만 주는 방식이다.
조사는 2025년 5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진행됐다.
연구진은 일반 플라스틱(PP), 종이, 생분해 플라스틱, 바이오PE 빨대를 원료 생산부터 제조·폐기까지 살피는 전과정평가(LCA)로 비교했다.
폐기 단계에는 국내 통계를 반영해 소각 73.6%, 매립 26.4%를 적용했다.
다만 자연으로 유출된 플라스틱 빨대가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는 이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종이 빨대는 광물자원 고갈, 이온화 방사선, 담수 부영양화 등 3개 항목에서 네 종류 중 환경영향이 가장 컸다.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하면 종이 빨대의 산성화 영향은 2.04배, 미세먼지는 1.62배, 오존층 고갈은 2.23배였다.
인체 발암 관련 환경영향은 종이가 6.33배, 바이오PE가 16.18배로 평가됐다.
이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물질의 잠재적 영향을 나타내는 수치이지, 해당 빨대를 사용하면 암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은 아니다.
바이오PE는 오존층 고갈·산성화·스모그 등 10개 항목에서 가장 불리했다. 재활용도 소재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빨대는 크기가 작아 선별장에서 분류하기 어렵고, 종이 제품은 코팅·접착제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재활용 가능한 소재라도 별도 선별 체계가 없어 소각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빨대만 전면 금지하는 조치보다 모든 일회용 빨대의 기본 제공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요청할 때만 빨대를 제공하는 정책에 54.4%가 찬성했고, 반대는 18.4%였다.
동시에 응답자의 87.5%는 플라스틱 빨대를 선호했다.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는 2022년 11월 도입됐지만, 대체재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지며 적용이 무기한 유예된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쟁점은 빨대의 재질뿐 아니라 실제 폐기·선별 조건과 사용량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