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세탁해 햇볕에 말려 넣어둔 겨울 이불을 꺼냈는데 검은 점이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햇볕을 쬔 시간만으로는 건조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곰팡이를 막는 핵심은 이불에 남은 수분과 보관 장소의 습기입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곰팡이 포자는 공기 중에 있다가 습기가 있는 표면에서 자랄 수 있어, 말린 뒤에도 이불이 습한 환경에 오래 놓이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겉감이 보송해도 두꺼운 이불 속 충전재까지 마른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보존연구소는 면이나 마 같은 천연섬유가 수분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솜이불이나 여러 겹 침구는 안쪽 습기가 빠져나오는 데 더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말릴 때 중간중간 뒤집고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합니다.
보관 공간의 습도도 살펴볼 만합니다.
EPA는 실내 상대습도를 가능하면 30~50%로 유지하고 60%를 넘기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상대습도는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에 견줘 실제 수증기가 얼마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다만 곰팡이가 자라는 습도는 종류와 재질, 온도에 따라 달라져 특정 수치 이하가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세탁한 이불은 내부까지 충분히 말린 뒤 건조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세요.
습한 날에는 제습기나 건조기를 쓸 수 있지만, 건조기 사용 여부와 온도는 제품의 세탁 표시를 따라야 합니다.
장롱 안쪽이나 벽에 맞닿은 곳에 습기가 차는지도 확인하고, 비닐이나 압축팩에 넣을 때는 완전히 마른 상태인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밀폐 자체보다 습기를 가둔 채 밀봉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미 곰팡이가 보이거나 냄새가 난다면 햇볕에 다시 널기만 해서는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CDC는 곰팡이를 제거하고 습기의 원인도 해결하라고 안내합니다.
오염이 깊으면 소재와 정도에 따라 전문 세탁이나 폐기가 필요할 수 있으며, 침구를 털거나 세게 두드리면 포자가 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