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호주 킴벌리의 황야에서 거대한 거미를 닮은 충돌구가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NASA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랜드샛 9호가 9월 20일 촬영한 사진은 가로 13㎞·세로 11㎞에 이르는 지형을 담았다. 중앙에는 거미줄처럼 뻗은 구조가 있고, 그 중심부는 4㎞에 달한다.
사진은 랜드샛 9호의 작전용 지구관측 영상장비(OLI)가 촬영했다.
이 지형은 수억 년 전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NASA에 따르면 충돌 직후 분화구 바닥이 반동하면서 중앙에 거미줄 모양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주변 암석층이 오랜 세월 침식되는 동안에도 남은 사암 능선은 사방으로 뻗어 다리처럼 보인다. 이 독특한 모습에서 ‘스파이더 크레이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형성 원인을 밝히려는 연구는 이 지형이 알려진 뒤 수십 년 동안 이어졌다. 일부 과학자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현장 조사에서 운석 충돌 때 강한 충격파가 암석을 지나며 만들 수 있는 부채꼴 균열이 발견돼 충돌설에 힘이 실렸다.
특히 중앙 돔 곳곳의 균열은 거대한 충돌이 있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단서다. 최초 충돌 뒤 수억 년 동안 이어진 침식은 지형을 깎아 지금의 거미 모양을 드러냈다.
랜드샛 9호는 1972년 랜드샛 1호 발사로 시작된 미국 지구관측 위성 시리즈의 아홉 번째 위성이다. 산림 벌채와 수질 변화, 작물 생장 등을 관측해 장기간에 걸친 지표 변화를 추적하는 자료를 제공한다.
스파이더 크레이터의 외형만이 아니라 현장 암석의 균열도 형성 원인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위성 관측과 지질 조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형의 과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