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10월 23일 북한에 군사당국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남북이 지상 군사분계선의 위치를 확인하고 군 통신선 복원과 접경지역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을 논의하자는 내용이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국방부 청사 긴급 브리핑에서 제안 내용을 발표했다.
회담이 필요한 배경으로 국방부는 최근 수년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에 전술도로와 철책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분계선을 넘어오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1일에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수색작전 중이던 우리 군 장병들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로 중경상을 입었다.
김 실장은 군사적 대치가 계속 방치되면 어떤 상황이 생길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추가 피해를 우려했다. 국방부는 경계선 인식이 다른 상태로 양측이 군사활동을 이어가면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고, 이에 대응한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도 늘었다고 밝혔다.
분계선 위치를 둘러싼 혼선에는 현장 표지와 지도 기준의 문제가 얽혀 있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분계선을 따라 세운 표지판은 1,292개였지만, 현재 확인되는 것은 200개 안팎이다. 우리 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 정립한 군사지도상의 선을 기준으로 삼고, 유엔군사령부는 2016년 자체 산출 좌표를 쓴다.
북한군도 별도 기준선을 적용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한다. 기준이 서로 다르면 같은 지점을 두고도 각자의 경계 판단에 따라 군사활동을 할 수 있어, 오인과 대치가 충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분계선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유엔군사령부가 참여하는 3자 협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북한이 새 제안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