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전 연인의 흉기에 찔린 40대 여성이 2026년 10월 12일 새벽 숨졌습니다. 피해자는 숨지기 전 경찰에 네 차례 신고했지만, 세 차례는 현장에서 종결됐고 한 차례는 불송치됐습니다. 가해 남성은 한 번도 입건되지 않았고 접근금지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첫 신고는 2025년 10월 18일이었습니다. 남성이 집에 들어와 나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고, 일주일 뒤에는 계속 연락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자의 행방을 묻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명확히 거부 의사를 전하라고 안내했고, 피해자가 추가 연락이 오면 사건을 접수하겠다고 해 신고를 종결했습니다.
2026년 3월에는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 신고가 있었지만,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습니다. 5월에는 남성이 직장에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정식 사건으로 처리되지는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후 피해자를 만나 약 30분간 사건 처리를 권유했지만, 피해자가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는 보복이 두려워 처벌을 주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 연인이 집과 직장뿐 아니라 부모의 연락처까지 알고 있어 가족에게 해를 끼칠까 걱정했고, 전화번호도 차단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동료들은 퇴근길에 집까지 동행하거나 남성의 차량이 보이면 알려줬습니다.
지인은 남성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직장 근처에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숨지기 전까지 14차례 모니터링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진술과 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아 적극적인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고, 접근금지 같은 강제 조치에는 객관적 증거가 필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은 폐지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수사와 처벌이 가능합니다.
교제폭력 대응 종합 매뉴얼도 반복 신고에서 상습성이 인정되면 가해자 신병 확보를 적극 검토하도록 합니다. 전문가들은 반복 신고 이력과 주변인 진술을 확인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망설인 이유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범행 약 1시간 20분 전, 60대 남성은 피해자가 살던 건물에 흉기와 인화성 물질을 가져다 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보복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된 남성에게 현주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과거 신고 대응의 적절성을 감찰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이어지자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은 감찰 중이라고 답하고, 가해자 신병 확보를 위해 구속영장을 적극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제주지역 스토킹 사건 신고는 74% 증가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는 10월 22일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해 남성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습니다. 피의자가 결정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아 이의제기 유예기간을 거친 뒤, 경찰은 10월 29일부터 30일간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