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게이브리얼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팀이 반물질 입자인 양전자 한 개를 극저온 진공에서 수개월간 붙잡아 두고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현지시간 21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에 발표됐다.
이번 성과는 양전자와 전자의 성질을 정밀하게 비교할 실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전자는 전자와 질량은 같지만 전하가 반대인 입자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에너지를 내며 쌍소멸하기 때문에, 양전자는 주변 물질과 부딪히지 않게 보존하기 어렵다.
빅뱅 때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양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지금 우주에는 물질이 훨씬 많다.
이 비대칭은 표준모형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두 입자 사이에 기존에 몰랐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한 연구 과제다.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 나트륨-22가 붕괴하며 내놓는 고에너지 양전자를 감속한 뒤,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입자를 띄워 가두는 ‘페닝 트랩’에 넣었다.
장치 내부를 0.3켈빈, 섭씨 영하 272.85도까지 냉각하고 초고진공을 유지해 충돌을 막았다.
연구팀은 양전자 한 개를 수개월간 안정적으로 포획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상태가 계단처럼 나뉜 양자 상태 사이를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관측했다.
다음 목표는 양전자의 자기모멘트, 즉 자기적 세기와 방향을 나타내는 물리량을 정밀 측정해 전자와 비교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선행 실험에서 전자 자기모멘트를 약 10조분의 1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전자와 양전자의 새로운 차이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양전자를 오래 보존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확보된 만큼, 앞으로 측정에서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드러날지가 물질 우세의 원인을 좇는 핵심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