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의 2016년 3월 서울 대국에서 해설자들을 놀라게 한 장면은 2국의 37수였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수가 실제로 선택될 가능성을 1만 분의 1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가 특별했던 이유는 드물다는 숫자만이 아니라, 인간 기사들이 거의 두지 않을 법한 낯선 선택이었다는 데 있다.
바둑은 가능한 판의 구성이 10의 170제곱에 이르는 복잡한 게임이다.
딥마인드는 37수가 수세기에 걸친 바둑의 전통적 통념을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알파고는 이 수로 대국에서 이겼지만, 딥마인드의 설명은 37수가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지 한 수만으로 승리를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1만 분의 1은 그 수의 선택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며, 수의 실력이나 승리 확률을 나타내는 수치와는 다르다.
알파고는 다음 수를 고르는 신경망과 승자를 예측하는 신경망을 결합한 시스템이었다.
전문가들의 대국을 학습한 뒤에는 자기 자신과 수천 차례 대국하며 실력을 높였다.
이 배경은 낯선 수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학습과 탐색을 거쳐 나온 선택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딥마인드가 제시한 1만 분의 1이라는 수치만으로 그 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드문 수가 알파고에게만 나온 것도 아니다.
4국에서 이세돌이 둔 78수 역시 딥마인드가 선택 가능성을 1만 분의 1이라고 소개한 수였고, 이세돌의 승리에 기여했다.
두 수는 각각 다른 대국의 흐름에 영향을 줬다.
따라서 37수의 의미는 기계가 인간보다 특별한 수를 독점했다는 데 있기보다, 인간 기사들이 거의 두지 않을 법한 수가 실제 대국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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