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했다. 중복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의 가치 훼손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상장 중단으로 주가 부담은 일부 줄었지만, 추가 반등을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솔리다임 상장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돼 왔다. 그러나 주주들의 반발에 더해 금융당국 수장들도 미국 상장을 중복상장으로 보고 국내외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압박했다.
상장 중단으로 지분 희석과 기업가치 할인 우려는 완화될 수 있지만, 상장을 통해 확보하려던 투자 재원은 다른 방식으로 마련해야 한다.
주가 부담도 컸다.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와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이 겹치며 SK하이닉스 주가는 9월 30일 177만6,000원에서 10월 22일 122만3,000원으로 30% 넘게 하락했다. 상장 중단을 공시한 10월 23일에는 미국 반도체주 하락에도 전 거래일보다 4.42% 오른 1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중복상장 우려를 덜어 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하지만, 지속적인 반등에는 추가 요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주주환원이다. 앞서 발표한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더해, 10월 28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당 확대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이 제시될지가 주목된다.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평가가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상황에서 주주환원이 강화되면 실효적인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환원 규모와 재원 확보 사이의 균형도 과제다.
국내 본주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의 가격 괴리율은 10월 21일 기준 46.8%로, 같은 기초자산인 ADR이 국내 본주보다 40% 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 가격 차이가 국내 주식의 저평가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