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가 지난 17일 74세로 별세했다.
교도통신과 NHK 보도에 따르면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전쟁과 성, 폭력 등 현대 사회의 거친 단면을 그린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문단의 ‘더블 무라카미’로 불렸다.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난 무라카미는 대학 재학 시절 쓴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미 해군 기지가 있는 고향에서의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퇴폐적인 일상을 보내는 젊은이들을 그렸으며, 인간의 자아를 깊이 탐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사회의 그늘을 여러 소재로 다뤘다.
『코인 로커 베이비즈』는 코인 로커에 버려진 아이들의 생존기를,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은 대공황 속 젊은이들의 정치적 부상을 그렸다.
『희망의 나라 엑서더스』와 노인 테러 집단을 다룬 『올드 테러리스트』에서는 현대 사회 시스템을 비판했다.
작품을 통해 전체주의보다 개인주의와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대변해 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2005년작 『반도에서 나가라』는 북한 특수부대가 후쿠오카 돔을 점거하는 내용을 담았다.
탈북자 수기를 접한 뒤 10년여 동안 구상하고 4년여 자료를 조사했으며, 수십 명의 탈북자를 인터뷰해 집필한 작품이다.
작중 일제강점기 묘사는 역사 인식과 관련한 논쟁과 비판을 불렀다.
무라카미는 소설가뿐 아니라 영화감독과 각본가로도 활동했다.
2006년부터는 TV도쿄 시사 경제 프로그램 『캄브리아 궁전』의 메인 진행자를 맡았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으며 세계 독자들에게 읽힌 그는 하루키와 나란히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