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병 환자의 몸속에서 DNA를 직접 교정하는 프라임 편집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프라임메디슨은 2026년 10월 초 첫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했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10월 23일 이 소식을 보도했으며, 회사는 첫 임상 결과를 2027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은 프라임 편집을 사람에게 적용한 첫 사례가 아니라,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지 않고 체내에서 직접 교정을 시도하는 첫 임상이다.
윌슨병은 여분의 구리를 배출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ATP7B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구리가 축적돼 간과 신경이 손상되고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는 구리 배출을 돕는 약물 등을 사용한다.
유전자 변이 자체를 한 번 바로잡으면 효과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효과와 지속 기간은 임상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프라임 편집은 DNA 염기서열을 바꾸거나 일부를 삽입·삭제해 잘못된 유전자 부분을 교정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기능을 끄는 데 주로 활용되는 크리스퍼-카스9과 접근이 다르다. 염기 자체를 바꾸는 염기 편집은 바꿀 수 있는 종류가 제한돼 ATP7B에서 흔히 나타나는 변이를 고치는 데 한계가 있다.
프라임메디슨은 더 다양한 형태의 교정이 가능한 프라임 편집을 선택했다.
프라임 편집의 사람 대상 임상은 앞서 진행된 적이 있다. 당시 희귀 면역질환 환자 2명의 혈액 줄기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교정한 뒤 다시 주입했다. 체외 방식은 재주입 전에 DNA가 의도대로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체내 방식은 세포를 채취해 가공할 필요가 없어, 같은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 공통으로 쓸 치료제를 만들 경우 제조·투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체내 교정의 관건은 교정 물질을 목표인 간세포에 전달하고 다른 장기는 피하도록 하는 것이다. 체외 교정과 달리 체내에서 직접 교정하면 결과가 의도대로 바뀌었는지 미리 확인하기 어렵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유전자 교정 치료제는 유전성 혈액질환 2종을 치료하는 카스게비뿐이며, 체내에서 직접 유전자를 교정하는 치료제는 아직 승인된 바 없다. 위스콘신대의 크리샤누 사하 교수는 체외·체내 교정 모두 고유한 어려움이 있으며,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