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탄생할 때 물질과 반물질은 같은 양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재 관측되는 우주에는 물질이 압도적으로 많다.
제럴드 게이브리얼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양전자 한 개를 수개월간 가두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10월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됐다.
양전자는 전자와 질량은 같지만 양전하를 띠는 반물질이다.
전자와 양전자가 만나면 에너지를 내며 쌍소멸하므로, 주변 물질과의 충돌을 피하도록 보존해야 한다.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 나트륨-22가 붕괴하며 방출한 양전자를 감속한 뒤,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입자를 가두는 페닝 트랩에 포획했다.
장치 내부를 0.3켈빈(영하 272.85℃)까지 냉각하고 초고진공 상태로 유지해 양전자를 안정적으로 붙잡았다.
연구팀은 장치에 ‘단일 양전자 양자 사이클로트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이클로트론 운동은 전하를 띤 입자가 자기장 속에서 원운동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포획한 양전자가 계단처럼 구분되는 에너지 상태 사이를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관측했다.
이번 성과는 전자와 양전자의 새로운 차이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양전자를 오래 보존하고 양자 상태를 제어할 실험 기반을 구축한 데 있다.
다음 목표는 양전자의 자기모멘트, 즉 자기적 세기와 방향을 나타내는 물리량을 정밀하게 측정해 전자의 값과 비교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선행 실험에서 전자 한 개의 자기모멘트를 약 10조분의 1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했다.
전자와 양전자 사이에서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확인된다면 물질 우세의 원인을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다만 물질·반물질 비대칭을 탐구하는 길은 이 실험만이 아니다.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의 진동 양상을 비교해 CP 대칭성 위반을 검증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