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생명공학기업 프라임메디슨이 윌슨병 환자에게 프라임 편집 치료제를 투여했다. 회사는 이달 초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임상은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지 않고 사람의 몸속에서 DNA를 직접 교정하는 첫 시도다. 첫 임상 결과는 내년 발표할 예정이다.
윌슨병은 구리를 배출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ATP7B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구리가 쌓여 간과 신경이 손상되고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는 구리 배출을 돕는 약물 등으로 치료한다.
윌슨병협회장 론다 롤런드는 환자들이 여러 약을 복용하는 복잡한 치료 대신 한 번으로 끝나는 치료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한 번 바로잡으면 치료 효과가 평생 유지될 수 있다.
프라임 편집은 DNA 일부를 삽입하거나 삭제하고 염기서열을 바꾸는 기술이다. 유전자 기능을 끄는 데 주로 쓰이는 크리스퍼-카스9과 달리 잘못된 서열을 정밀하게 고칠 수 있다. 염기 자체를 바꾸는 염기 편집은 교정 가능한 변이의 종류가 제한돼 ATP7B에서 흔히 나타나는 변이를 다루기 어렵다.
프라임메디슨은 더 다양한 형태의 교정이 가능한 프라임 편집으로 간세포의 변이를 바로잡으려 한다.
프라임 편집이 사람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라임메디슨은 앞서 희귀 면역질환 환자 2명의 혈액 줄기세포를 몸 밖에서 교정한 뒤 다시 주입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이번 방식은 세포 채취와 가공 없이 몸속에서 직접 교정한다.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 치료제를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제조와 투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교정 물질을 목표인 간세포에 보내면서 다른 장기는 피하도록 전달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체외 교정은 환자에게 세포를 다시 주입하기 전에 DNA가 의도대로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체내 교정은 투여 전에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전자 교정 치료제는 유전성 혈액질환 두 종류를 치료하는 카스게비이며, 체내에서 직접 유전자를 교정하는 치료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위스콘신대의 크리샤누 사하 교수는 체외·체내 교정 모두 고유한 어려움이 있으며, 선택은 감수할 위험의 종류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