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 편집으로 사람의 DNA를 몸속에서 직접 고치는 첫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프라임메디슨은 2026년 10월 초 윌슨병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음 투여했다고 밝혔다. 첫 임상 결과는 2027년 발표할 예정이다.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편집한 뒤 다시 넣는 방식과 달리, 이번 시험은 환자의 체내에서 유전자 교정을 시도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윌슨병은 여분의 구리를 배출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ATP7B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구리가 몸에 쌓이면 간과 신경이 손상되고 신경학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는 구리 배출을 돕는 약물 등으로 치료하지만, 유전자 변이 자체를 한 번 바로잡으면 효과가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유전자 치료의 구상이다.
프라임 편집은 DNA 염기서열을 바꾸거나 일부를 넣고 빼는 기술이다. 유전자 기능을 끄는 데 주로 쓰인 기존 크리스퍼-카스9과 달리, 잘못된 서열을 정밀하게 고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염기 자체를 바꾸는 염기 편집은 교정 가능한 종류가 제한돼 ATP7B에서 흔한 변이를 다루기 어렵다는 점도 프라임 편집을 택한 배경이다.
프라임 편집이 사람에게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라임메디슨은 앞선 임상에서 희귀 면역질환 환자 2명의 혈액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교정해 다시 주입했다. 체내 방식은 세포를 환자별로 채취하고 가공할 필요가 없어 같은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 공통 치료제를 쓰고, 제조·투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교정 물질을 목표 간세포에 정확히 보내야 하며, 몸속에서 편집하면 투여 전에 결과가 의도대로 나왔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2026년 10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전자 교정 치료제는 유전성 혈액질환 2종을 치료하는 카스게비뿐이며, 체내에서 직접 유전자를 교정하는 치료제는 승인된 바 없다.
따라서 이번 시험이 답해야 할 과제는 편집 기술 자체뿐 아니라, 필요한 세포에 정확히 전달하고 결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을 어떻게 다루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