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은 탄탄했지만 보안 사고가 연말 은행장 인사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10월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는 5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이 한꺼번에 국감장에 선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에 은행장들은 사과했고, 연임 여부는 보안 책임과 감독당국의 징계 수위에 영향을 받게 됐다.
유출 규모는 은행별로 달랐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전용 조회 서비스가 공격을 받아 2만5727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을 통해 고객 99명과 임직원 20명,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을 통해 8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고객명·전화번호·연소득에 더해 일부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돼 피해 우려가 커졌다. 우리은행은 정보 유출을 피했지만 정진완 행장은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알아차리기까지 걸린 시간도 도마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최초 해킹 뒤 15시간26분, 하나은행은 41시간44분이 걸렸고, 국민은행은 67시간41분으로 가장 늦었다.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은 하나은행 100%와 대조적으로 우리은행 53.8%, 국민은행 58.1%였다.
신한은행은 69.9%, NH농협은행은 63.9%였다. 예산을 편성하고도 집행하지 않은 규모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보안 문제가 더 민감한 이유는 실적이 연임의 유력한 근거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2조4585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8.5% 늘었고, 국민은행은 2조2254억원, 하나은행은 2조121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사안에서 내부통제 관리 의무와 관련해 CEO 책임을 처음 다루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임원 제재는 5단계이며, 문책 경고 이상이면 연임을 포함한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따라서 금융지주들은 실적만으로 연임을 결정하기 어려워졌지만, 기사 작성 시점에는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