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 부족을 전기차 물량 확대의 제약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가 확보한 계약은 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이다. 차량 생산이 막힌다는 소식이 곧바로 한국 업체의 차량용 배터리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10월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터리 공급이 이번 분기에도 차량 물량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었다고 밝혔다. 승용차 주문잔고는 4년 만에 최대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3분기 인도량은 48만6532대로 생산량보다 2만2141대 많았고, 재고일수는 2분기 15일에서 11일로 줄었다.
다만 부족한 것이 셀인지, 셀을 묶어 차량에 넣는 팩 조립 능력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셀 부족이라면 외부 조달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팩 조립 문제라면 테슬라 내부 생산설비와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
배터리 공급만으로 생산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차 한 대당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들어 수요가 공급보다 강하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체 산정한 모델3·모델Y 공장 가동률도 약 81%였다.
테슬라는 리튬 가공과 양극재 생산을 텍사스에서, 셀 생산을 네바다에서, 팩 조립을 독일 베를린에서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병목 공정은 특정하지 않았다.
국내 업체가 잡은 물량은 차량용과 구별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테슬라 계약은 43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ESS용 LFP 셀 공급으로, 2027년부터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생산한다. 삼성SDI 미국 법인의 계약도 업계에서는 테슬라 ESS용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미국의 관세와 규제로 비중국 공급처가 좁아진 점은 기회지만, 차량 증산의 직접 수혜와는 거리가 있다.
테슬라의 3분기 ESS 설치량은 13.7GWh로 전년 동기보다 10% 늘었지만 에너지 부문 매출은 28억8100만달러(약 4조원)로 16% 감소했다. 제품 구성 등 다른 요인도 있어 가격 압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테슬라는 자체 LFP 셀을 넣은 ESS 제품 메가팩도 처음 출하해 외부 공급사와의 협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국내 업체의 관건은 ESS 거래를 차량용으로 넓히는 것. 차량용 셀은 설계 단계부터 맞춰야 해 공급까지 시간이 걸리고, 수주 규모뿐 아니라 단가와 수익성도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