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 검토를 중단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10월 23일 오전 7시 30분쯤 이를 공시했다.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공개된 8월 5일로부터 약 79일 만이다.
미국에서 공모해 공장 증설 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도 멈추면서, 필요한 투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솔리다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부터 SK스퀘어,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안에 있다. 상장하면 기존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주주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중복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 상장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라고 밝힌 점도 정부·정치권의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에는 자금 여력이 얼마나 있을까. 6월 말 보유 현금·현금성자산은 35조 원이며, 7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약 40조 원을 확보했다. 다만 청주와 용인 신규 팹 등 설비 구매 약정이 61조 원이고, 최근 자사주 매입에도 40조 원을 썼다.
보유 자금만 보고 여유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차입으로 메우면 이자 부담이 생긴다. 지난 6월 발행한 단기 기업어음 금리인 연 4.03%를 단순 적용하면 1조 원을 빌릴 때 연간 이자는 403억 원이다. 반면 중국 창신메모리는 7월 상장으로 약 12조 원을 확보했고, 양쯔메모리는 모회사 상장을 통해 설비와 연구개발에 쓸 약 6조 9천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솔리다임의 상장 중단은 자금 조달뿐 아니라 경쟁사와의 투자 재원 격차도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