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골육종은 항암제와 방사선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수술이 어렵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서울대는 22일 이화여대·미국 하버드대 연구진과 함께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 표적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간 면역세포를 이식한 생쥐 실험에서는 치료제를 주입하지 않은 부위의 종양도 줄었다.
연구팀은 연골육종 세포의 유전자 발현 특성을 분석해 인공 유전자 회로를 설계했다. EGR1과 KLF13에 반응하는 두 프로모터가 동시에 활성화될 때만 회로가 작동하는 ‘AND 게이트’ 방식이다.
회로가 작동하면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합성 단백질인 T세포 인게이저를 만들며, 정상세포에서는 치료 단백질 발현이 억제되도록 했다. 면역세포가 알아볼 표적이 부족한 암세포에 공격 표적을 마련하는 접근이다.
연구진은 종양의 악성도가 높을수록 발현량이 많고, 발현량이 높은 환자일수록 생존율이 낮았던 면역억제 인자 MIF도 겨냥했다. MIF 차단 항체를 유전자 회로 치료제와 함께 투여하자 생쥐의 종양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양쪽에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서 한쪽에만 치료제를 주입했는데 반대편 종양도 줄었다.
연구팀은 이를 국소 치료가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원격효과로 보고, 전신 항암 면역반응이 유도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이준 이화여대 교수는 육종을 면역세포가 거의 침투하지 못하는 ‘차가운 종양’의 사례로 설명하며 췌장암과 교모세포종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동물실험 단계로, 전이암 환자에게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치료제 전달 방식과 정상조직에 대한 안전성, 장기 효과를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트렌즈 인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