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생활고에 항의하던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번지자 프랑스 정부가 주말 집회를 강하게 제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2일 안보 회의 뒤, 24일 예정된 전국 시위 가운데 노동조합이 주최하지 않는 집회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신청한 행진도 도심 대신 외곽 대체 경로로만 진행하도록 해 상점과 공공건물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시별 조치에는 차이가 있다. 마르세유와 리옹, 니스는 24일 모든 집회를 금지한다. 상점 500여 곳이 파손된 마르세유는 대중교통 운행도 멈추고 야간 통행금지를 전 시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파리는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쇼핑가 일대의 심야 통금을 26일 아침까지 이어가며, 경찰 인력은 지난주보다 20% 늘리기로 했다.
루브르·오르세 미술관은 24일 휴관하고, 아트 바젤 파리는 주말 일반 공개 행사를 취소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폭력 사태의 규모를 배경으로 한다. 17일에는 상점 약 3000곳이 약탈당하고 리모주 시청과 리옹 관광안내소가 불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극좌 집단이 조직한 체제 전복 행위라고 규정했지만, 시위대와 야권은 집회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노란조끼 운동 측은 파리 도심 진입 불허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극좌 성향 에리크 코크렐 하원의원은 정부 결정을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집회 금지령이 내려진 22일에도 파리에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을 받은 청년 수천 명이 행진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4월 18일 대선을 앞두고 재정 적자 감축 예산안 처리와 정치적 불안에 직면해 있다.
22일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145%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도 1.78%포인트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