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서 개인투자자 손실이 6조원을 넘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투자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사과했다.
다만 이찬진 원장은 졸속 심사 주장을 반박했고, 이억원 위원장은 상품 도입 당시 정책적 필요성이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27일 상품 출시부터 8월 14일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집계된 개인투자자 손실은 6조3130억원이다. 실제 매매로 확정된 손실은 2조3242억원, 보유 상품의 평가손실은 3조9888억원으로 전체 손실의 63.2%를 차지했다.
평가손실은 아직 매도하지 않은 상품의 손실액이다.
연령별 손실은 40대가 2조530억원으로 가장 컸고, 50대가 1조865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연령대의 손실을 합하면 3조9185억원으로 전체의 62.1%다. 70대 이상은 계좌당 평균 손실이 약 2994만원이었다.
이 수치는 해당 상품을 거래한 개인투자자의 손실 합계이며, 전액이 금융당국의 제도 도입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해외 상장상품과의 규제 차이를 줄이고 국내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했다. 출시 뒤 투자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7월 16일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했다.
7월 31일부터는 거래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다. 국정감사에서는 보호 조치가 손실 발생 뒤에야 마련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찬진 원장은 증권신고서 심사기간 15일 동안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을 엄정하게 살핀 뒤 신고서를 수리했다며 졸속 심사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거래소 예비상장심사 뒤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는 것과 달리 두 절차가 병행돼 전체 일정이 빨라진 점은 인정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대규모 손실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면서도, 이미 거래되는 상품을 폐지하면 기존 투자자의 재산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즉각적인 폐지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