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 생산량의 변동이 지역축제의 개최 여부뿐 아니라 시기와 행사 내용까지 바꾸고 있다.
전남 무안군은 낙지 어획량 급감으로 다음 달인 2026년 11월 열 예정이던 제4회 무안갯벌낙지축제를 취소했다.
무안 낙지 어획량은 2023년 303만2140마리에서 2024년 160만9220마리, 2025년 62만7220마리로 감소했다.
2년 사이 79.3% 줄었고, 2026년 상반기 위판량도 약 1만4000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 4만200마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고수온과 남획, 갯벌 서식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행사 때도 공급난을 겪은 무안군은 2027년부터 다른 수산물을 함께 다루는 축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 창원진동미더덕축제는 2026년 흉작 우려로 취소됐다.
빈산소수괴와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경남 미더덕 생산량은 2021년 2690t에서 2025년 136t으로 줄었지만, 취소 뒤 봄철 생산량은 회복했다.
어민들은 판촉 기회를 놓친 점을 아쉬워했다.
강원 인제빙어축제도 2026년 1월, 소양강댐 수위 상승과 초겨울 고온으로 빙판 조성에 차질이 생겨 취소됐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무산되자 인제군은 장소 변경과 얼음낚시 대체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
축제 시기나 콘텐츠를 조정한 지역도 있다.
경북 봉화군은 송이 물량 확보를 위해 행사를 평년보다 늦춰 2026년 10월 15~18일 열었다.
보통 9월부터 출하되지만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었고, 봉화군산림조합은 올해 작황을 예년의 20~30%로 전망했다.
울릉도는 오징어축제를 8월에서 7월로 앞당기고 어선 승선과 별자리 관찰 체험을 늘렸다.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도 어획량 감소에 대응해 문화·체험 행사 보완을 논의하고 있다.
2026년 1~7월 전국 전어 어획량은 2117t으로, 고수온 피해가 컸던 2024년 같은 기간의 2486t보다 적었다.
특정 품목의 수확기나 결빙 시기에 기대는 축제는 생산량과 날씨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운영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대체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역을 상징하는 색이나 단어처럼 포괄적인 주제를 정해 날씨와 계절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