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3일 보도된 스페인 테네리페섬 사례는 관광객을 맞는 두 방식을 보여준다. 남부 해안은 숙박부터 쇼핑·유흥까지 한곳에 모은 대형 관광지이고, 북부는 오래된 마을과 보호 자연경관을 관광자원으로 삼는다. 다만 개발 규모가 다르다고 주민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남부 플라야 데 트로야 해변에는 8층 높이의 리조트형 호텔과 수백 개 객실을 갖춘 대형 호텔들이 해안선을 따라 들어섰다. 주변 베로니카스 관광상업지구의 건물 4곳에는 술집·펍·나이트클럽 수십 곳이 모여 있다.
독일 관광객 미라 씨는 관광객이 섬을 지나치게 점유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리조트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해결해 주변 지역 소비가 제한된다고 봤다. 반면 다섯 차례 섬을 찾은 영국인 개리 씨는 관광객이 줄면 호텔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서부 가라치코는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을 끈다. 16세기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마을은 1706년 화산 폭발로 항구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16~17세기 건축물과 전통 골목이 남았다. 카나리아 제도 정부는 1994년 역사도심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관광객은 골목과 광장을 거닐고, 검은 화산암 사이에 생긴 천연 해수욕장 엘 칼레톤을 찾는다. 북부 람블라 데 카스트로의 약 45.9㏊ 보호경관 지역에는 절벽과 야자수 숲, 고유 식물을 볼 수 있는 탐방로가 이어진다. 이곳은 카나리아 제도 자연보호구역 네트워크와 유럽의 나투라 2000에 포함돼 있다.
보존형 관광도 주민의 주거·생계를 저절로 지키지는 못한다. 가라치코 주민 베니그노 데 레온 토스코 씨는 외국인과 스페인 본토 사람들이 세컨드 하우스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늘면서 기존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쓰던 축구장이 주차장으로 바뀌어 축구를 하려면 20㎞ 떨어진 곳까지 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산안드레스의 식당 ‘린콘 델 페스카도르’에서 16년간 일한 오리올 씨는 손님의 90%가 관광객이고 관광객이 늘수록 수입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대료 부담으로 식당을 더 저렴한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라라구나대 모이세스 시만카스 크루스 교수는 관광개발의 규모와 속도를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용수·에너지 공급과 하수·폐기물 처리, 교통뿐 아니라 주민 주택과 생태계에 미치는 부담도 판단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에 한계를 두는 것이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하자는 뜻은 아니라며, 지역사회·생태계·기반시설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성장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