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형마트 700여 곳의 냉장·냉동 설비가 해킹당한 사건은 복잡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이 아니라 기본 보안 허점에서 시작됐다.
프랑스 국가사이버보안청(ANSSI)은 제어장치가 보호 조치 없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었고, 비밀번호도 취약했다고 분석했다.
뱅상 스트뤼벨 ANSSI 청장은 21일(현지 시각) 상원 청문회에서 이번 공격이 기본적인 보안 허점을 악용했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지난 11~12일 밤 유통업체의 원격 제어 시스템에 침입해 냉장·냉동고의 자동 성에 제거 기능을 강제로 작동시켰다.
일부 설비의 온도는 섭씨 50도까지 올라 식품이 대량 폐기됐고, 점포 일부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르몽드는 피해액이 최대 수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수백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취약점은 비밀번호만이 아니었다.
설비 관리를 외부 업체에 맡긴 일부 슈퍼마켓은 제어장치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보안 업데이트 지원이 끊긴 노후 장비도 위험을 키웠다.
ANSSI는 2014년부터 산업 설비를 인터넷에 직접 노출하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ANSSI가 제시한 대응은 외부에 공개된 관리 시스템을 차단하고, VPN 같은 보호된 경로를 통해서만 접속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 비밀번호를 바꾸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며 노후 장비를 점검해야 한다. 장비를 초기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안 취약점을 그대로 두면 다시 해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마트뿐 아니라 저온 물류센터와 의약품 보관시설도 냉장 설비의 인터넷 연결 상태와 업데이트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