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에서 김영광은 불법 총기 배달 사건의 배후인 문백을 연기했다. 처음에는 이도(김남길)를 돕는 듯하다가 후반부에 정체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김영광은 ‘한국에 총기가 풀리면 어떨까’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문백의 이중적인 면에도 끌려 대본을 읽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무거운 주제와 달리 문백은 어떻게 가볍고 엉뚱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을까.

2025년 8월 8일 인터뷰에서 김영광은 문백을 “만화 캐릭터 같다”고 설명했다. 초반부터 의심을 사거나 속내를 드러내면 반전이 약해질 수 있어, 이도를 관찰하거나 계산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문백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연기하면 작품에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초등학생처럼 통통 튀는 분위기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 문백이!” 같은 3인칭 말투와 “문백이는 참지 않지!”라는 대사는 그 성격을 드러내는 장치가 됐다. 김영광은 촬영 당시 그 대사를 꼭 해야 하느냐고 감독에게 물었다고도 했다.
다만 엉뚱한 매력이 문백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신경 썼다. 김영광은 문백의 과거와 강한 서사를 복수심으로 해석하면 미화될 수 있다고 봤고, 그가 가진 신념이 합리적이거나 옳게 보이지 않도록 연기하려 했다. 이도와 문백이 총을 둘러싼 서로 다른 생각을 주고받는 장면도 두 배우가 함께 고민했다고 전했다.
의상과 분장에도 인물의 속내를 감추는 연출을 담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문백의 메이크업은 초췌해지지만 옷차림은 더 화려해진다. 김영광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문백의 아픈 모습과 대비되는 화려함으로 그가 자신을 숨기는 면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장발은 본인의 아이디어였으며, 실제 새치를 살리려고 머리에 흰색을 덧칠하기도 했다.
김영광의 작품 선택 기준은 복잡하지 않다. 2025년 7월 31일 인터뷰에서 그는 장기적인 계획이나 특정한 배우의 길을 정해두기보다 좋은 작품이면 여러 조건을 따지지 않고 출연한다고 밝혔다. 다작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도 덧붙였다. 문백처럼 치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역할에 끌린 선택과, 작품을 고를 때는 큰 그림보다 작품 자체를 본다는 기준이 나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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