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시행 5년을 맞은 2026년 10월 21일, 한국여성의전화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179곳이 제도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경찰 신고와 신변보호 조치에도 피해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이어졌다며, 피해자를 살피는 데 머물지 말고 가해자를 실질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올해 3월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 사건 뒤에도 강릉·제주·전주·아산에서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을 겪던 여성이 스토킹을 신고하고도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구속·유치와 전자장치 부착 등 가해자를 격리하는 조치를 적극 활용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상임대표는 스마트워치가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는 표시일 뿐, 피해자를 지키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해자를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의 경찰 신청은 늘었지만, 검사가 모든 신청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법원도 청구된 사건을 모두 인용하지 않는다.
단체가 제시한 올해 8월까지의 인용률은 22.8%다.
피해자 보호 장비나 모니터링만으로는 가해자의 접근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성폭력 가해자가 스토킹처벌법을 역고소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하거나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피해를 확인하려 연락한 일을 가해자가 공포를 느꼈다며 고발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현행법이 행위의 지속·반복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 관계와 맥락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단체들은 스토킹처벌법의 조항을 덧붙이는 방식만으로는 감시·고립·경제적 종속·지배와 통제가 얽힌 친밀관계폭력을 포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정폭력처벌법과 방지법을 전면 개정해 누적된 폭력을 함께 규율하고, 수사·재판 과정에 젠더 관점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