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 자가주사제를 병원 안에서 직접 조제·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선다. 조사 대상은 전국 공급량 상위 의료기관 가운데 원내 판매가 의심되는 곳이며, 공급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가주사제는 환자가 스스로 투여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원칙적으로 의사가 처방하면 약사가 조제해 환자에게 건네야 한다. 다만 의료기관이 투여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환자에게 직접 주사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복지부는 일부 기관이 실제로 주사하지 않고도 상당량을 판매한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배경에는 의료기관으로 쏠린 공급량이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는 2024년 10월 출시 이후 2026년 7월까지 전체 공급량의 62%가 약국이 아닌 의료기관으로 갔다.
마운자로는 2025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의료기관 몫이 56%로, 약국 공급 비중 44%보다 높았다. 의료기관 공급분 중 의원급 비율은 위고비 88.2%, 마운자로 92.4%였다.
공급량이 가장 많았던 수도권 의원 한 곳은 마운자로 약 22만 개를 공급받았다. 이는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154곳의 공급량을 합친 약 20만 8천 개보다 많은 규모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해당 의원의 불법 판매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약분업 원칙을 지켰는지 조사해 위반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복지부는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공급 문제를 지적받은 뒤, 22일 현장 조사 계획을 밝혔다. 약사법상 의약분업 원칙을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처방전 발급 의무를 어긴 경우에는 의료법에 따라 첫 위반 때 자격정지 15일, 2년 안에 재차 위반하면 30일 처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