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LG그룹이 2027년 사업계획에서 AI 투자로 실제 수익과 생산성 향상을 거둘 수 있을지를 따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로봇, 소프트웨어에 들어간 비용을 언제 어떻게 회수할지, 매출 외에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개선도 성과 기준이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도로 월요일부터 계열사별 연례 사업 점검에 들어갔다. 한 달가량 이어지는 회의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로 시작해 화학·통신·서비스 계열사로 넘어간다. 각 회사는 올해 실적과 내년 사업계획을 살핀다.
SK그룹은 다음 달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주력 사업의 경쟁력과 미래 성장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는 연말 임원 인사 뒤 12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사업부별 세부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마다 수익화 과제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마트폰과 가전에 적용한 AI 기능이 판매와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는지 보여줘야 한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을 키우되 투자 효율을 유지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에는 로봇·자율주행·피지컬 AI 기술을 고객이 돈을 내고 이용할 제품과 서비스로 만드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LG그룹은 AI 기반 제조 혁신과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협력이 신규 고객과 계약으로 이어질지도 시험대다. 이런 사업 점검은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와 HD현대는 10월 초 예년보다 이른 임원 인사를 발표했고, 다른 대기업들은 연말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AI·반도체 인재뿐 아니라 신사업을 이끌 임원에 관심이 쏠리고, 수익성이 낮거나 사업화 전망이 불확실한 조직은 개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장기 투자가 필요한 신사업을 당장 이익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 개발, 고객 테스트, 양산 단계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숭실대 전자공학부 이성수 교수는 AI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투자했는지보다 투자에서 얼마만큼 이익을 내는지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