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과 배당, 정부 지원 확대가 2027년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돈이 지급된다고 소비가 같은 규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소비 효과는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이 2026년 10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조선업 주요 기업의 2027년 성과급은 세전 60조~70조원으로 추정된다. 2026년 10조9000억원의 약 6배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7년 1분기에 지급할 성과급만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급 시기가 연초에 몰리는 만큼 소비 진작 효과도 상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성과급이 2027년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0.15%포인트 높일 것으로 봤다.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 때 소비는 약 11만원 증가한다는 추정에 근거한다.
가구·가전과 음식·숙박, 오락·문화처럼 회복이 더딘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과급의 직접 수혜가 고소득층에 집중돼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퍼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소비되지 않은 돈이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도 한은 관계자가 언급했다. 배당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한은은 삼성전자가 2026년 11월 약 30조원의 특별배당을 하고, 2027년 1분기 이후 40조~60조원을 추가 배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2027년 배당은 시장에서 10조~30조원으로 전망하며, 배당의 소비 증가 효과는 0.05%포인트로 추산했다.
고소득층에 먼저 돌아가는 성과급·배당과 달리, 정부 이전지출은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직접 보탠다. 2027년 가계 이전지출은 2026년보다 20조원 안팎 늘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0.25%포인트 높일 것으로 추정됐다.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실질구매력 개선폭은 소득 하위 20%에서 0.46%, 상위 20%에서 0.20%로 분석됐다. 회복을 제약할 요인도 남아 있다. 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196.1%로, 전년 189.0%보다 높아졌다.
주택건설 부진은 가구·가전 수요와 관련 업종의 고용·소득을 위축시킬 수 있고, 추가 증시 조정도 소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은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