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만장일치 결정이지만 긴축 기조를 완화한 것은 아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7·8월 연속 금리 인상으로 정책 여력을 확보했다며 이번 동결을 앞선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동결 배경에는 두 차례 인상의 효과를 확인할 필요와 대외 불확실성이 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취약성 확대 속도가 둔화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도 국내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8월 기자간담회 당시 138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현재 1325원 수준으로 내려왔고, 최근에는 하락 속도와 변동성도 줄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은 수입물가를 낮추고 가계 구매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와 물가 흐름은 8월 전망 때보다 강해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한은은 당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인 3.3%, 2.9%를 모두 상당 폭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9%, 2.8%이며, 내년 근원물가도 기존 전망치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수정 성장률 전망치는 11월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추가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정책, 미국 정책 변화,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앞선 인상의 파급 효과와 새 경제지표를 살핀 뒤 판단하기로 했다.
동결만으로 긴축 메시지가 약해진 것은 아니며, 성장과 물가 오름세가 강해진 만큼 현 정책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게 총재의 설명이다.
총재는 물가안정목표가 2%라고 해서 내년에 반드시 그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성장 등 경제 여건을 함께 고려하며, 내후년에는 물가가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