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 국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상장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외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국내 상장 모회사의 주주 보호 의무는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반도체 기업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기업용 SSD를 생산한다.
지배구조는 SK㈜에서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미국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져, 별도 상장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SK스퀘어 주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신주가 발행되면 모회사의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 자회사 가치가 별도로 평가되면서 모회사 주주가 누리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높아져도 그 성과가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양쪽 효과를 함께 따져야 한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은 지난 8월 3일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주주 의견을 확인한 뒤 이사회에서 상장 추진 여부를 결의하고 결과와 조치를 공시해야 하며, 독립적인 특별위원회의 심의·의결도 거쳐야 한다. 이 위원장은 SK하이닉스와 상위 지배회사인 SK스퀘어가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당국이 나스닥의 상장 심사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상장 모회사의 이사회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살피고 보호 조치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이 위원장은 솔리다임의 상장이 공식 발표됐거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라고 밝혀, 실제 추진 여부와 거래 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