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푸아뉴기니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고 박모 3등 서기관이 2025년 11월 현지 자택에서 숨졌다.
출근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료가 찾아가 발견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지만, 유족과 동료들은 과로사를 주장했다.
JTBC가 한정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실을 통해 확보한 근무 내역에는 사망 전 업무 부담이 수치로 드러났다.
박 서기관은 사망 직전 석 달 동안 초과근무를 총 305시간 했다.
월평균 약 102시간으로, 그 전 석 달인 6~8월의 월평균 약 65시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10월과 11월에는 해외출장도 몰렸다. 초과근무가 늘어난 시점에 출장까지 겹친 셈이다.
근무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파푸아뉴기니는 치안이 좋지 않고 기반시설이 열악한 곳으로 꼽히며, 박 서기관은 바누아투와 솔로몬제도 업무까지 맡았다.
2023년 말 직원 한 명이 줄어든 뒤에는 두 사람 몫의 일을 해왔다.
대사관 지문 인식 기록을 보면 지난해 1~11월 기록된 116일 중 정시 출퇴근한 날은 25일이었다.
나머지 91일은 주말·휴일 근무 또는 초과근무로, 전체 기록의 78.4%에 해당한다.
동료들은 박 서기관이 식사할 시간도 없어 라면이나 건빵으로 끼니를 때웠다고 전했다.
한 지인은 박 서기관이 야근 중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했고, 주말에도 사무실에 가는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 서기관은 동생에게 “바빠서 미치겠다”, 지인들에게 “더 있다간 제 명에 못 살겠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토로했다.
건강 문제로 한국에서 따로 지내던 아내는 남편의 업무 상황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아내는 2026년 7월 국민신문고에 과로사 문제를 제기했다.
대사관은 근무 기록이 없다며 유족에게 제공하지 않다가 뒤늦게 제출했고, 답변을 네 차례 미룬 외교부는 취재가 시작된 뒤 조사에 속도를 냈다.
외교부는 조사경위서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 박 서기관이 매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유족 요청에 따라 순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동료들은 박 서기관을 “매사에 긍정적이고 업무에 대해서 적극적이었다”고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