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망원시장과 동대문구의 경동시장·청량리 과일·채소시장을 외국인 관광객과 서울 거주 외국인이 찾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망원시장이 있는 망원1동의 외국인 카드 사용액은 2026년 1~8월 53억3,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6% 증가했다.
2025년 한 해 전체 사용액인 45억3,000만 원도 넘어섰다.
청량리 과일·채소시장과 경동시장이 자리한 제기동의 같은 기간 외국인 카드 사용액은 26억5,000만 원으로, 1년 전 13억9,000만 원보다 90.5% 늘었다. 시장 매출도 증가했다.
망원시장 음식점 매출은 2026년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60% 올라, 상반기 매출 10억 원 이상인 서울 전통시장 175곳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경동시장 농산물 매출은 23.4% 증가해, 반기 농산물 매출이 50억 원을 넘는 서울 전통시장 24곳 중 4위를 기록했다.
방문객을 끄는 요인은 먹거리뿐 아니라 가격과 이용 편의다. 망원시장 점포는 가격을 표시하고 영어 메뉴와 번역용 QR코드, 모바일 결제를 제공한다. QR코드에는 인근 관광지를 안내하는 지도도 연결돼 있다.
상인회는 점포에서 직접 물건을 사 가격과 양을 비교한 뒤 카카오톡 단체방에 안내하고, 지자체와 중소벤처기업부도 가격·서비스 공지를 올린다. 한 점포 주인은 정찰제라 흥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점포에서는 외국인 손님이 평일에는 절반, 주말에는 절반을 넘는다고 했다.
뉴욕에서 온 방문객 데빈은 앉을 자리와 음식 종류가 많고 현금·카드·앱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가격 신뢰의 차이는 관광객이 많이 찾던 광장시장과 비교하면 두드러진다. 바가지요금 논란이 거듭되자 서울시와 종로구는 2026년 암행 점검에 나섰고, 한국관광공사 집계상 광장시장 음식점 매출은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2.4% 감소했다.
망원시장과 경동시장은 3월 문화체육관광부·관광공사의 ‘K-관광마켓’ 사업에 서울 지역 시장으로 선정됐다. 전국 전통시장 11곳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정찰 가격과 결제 기반, 다국어 서비스를 돕는다. 6월에는 관광공사가 망원·경동시장을 포함한 6개 시장에서 AI 서비스를 시험할 기술업체를 선정했다.
청량리 과일·채소시장은 관광객보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 주민이 자주 찾는 곳으로 소개됐다. 상인들은 베트남·캄보디아 출신 손님과 유학생이 많이 오며, 외국 손님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손님들은 사과와 귤을 주로 산다고 한다.
미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10년 넘게 산 교수 글로리아는 대가족 장보기에 슈퍼마켓보다 저렴하다며 키위·사과·포도·바나나를 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