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에게 주식 10주 매수를 지시했는데 실제로 100주가 주문됐다면, 증권사 시스템이 그 주문을 정상 처리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을까. AI가 투자자의 말을 주문으로 바꾸는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고객의 뜻과 실제 주문이 어긋난 지점을 어떻게 확인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토스증권은 8월 26일 오픈API를 전체 고객에게 확대했다. 이 연결 통로를 이용하면 개발 지식이 없는 투자자도 챗GPT나 클로드 같은 외부 AI로 국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접속을 사전 등록한 IP로 제한하고 최대 주문금액을 설정했으며, 1억원 이상 주문에는 고객이 금액을 인지했다는 확인값을 요구한다.
같은 주문 식별번호로 들어온 중복 요청을 관리하는 기능도 있다. 다만 이런 장치는 고객이 종목·수량·가격을 직접 확인하고 최종 승인했는지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사람의 확인을 추가한 사례도 있다. 외부 개발자가 만든 비공식 프로그램 ‘tossinvest-mcp’는 AI 주문을 기본적으로 꺼두고, 주문 내용을 미리 보여준 뒤 별도 화면에서 승인하도록 했다. 이는 토스증권의 공식 기능이 아니다.
키움증권의 공식 AI 연결 도구도 주문 기능을 기본 차단하고 모의투자부터 시작하게 하며, 실제 거래에서는 미리보기와 최종 전송을 분리했다. 다만 실제 승인 여부는 연결 프로그램 설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토스증권은 오픈API 약관에 따라 거래 추적과 오류 확인·정정에 필요한 정보를 10년간 보존한다. 그러나 증권사의 주문·체결기록과 외부 AI가 고객의 말을 해석한 기록은 관리 주체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책임을 가리려면 고객의 지시와 승인, AI가 만든 주문, 증권사가 접수한 거래를 서로 대조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AI가 받은 지시와 접근한 정보·도구, 허용된 권한을 추적할 기록관리와 고액 거래의 사람 사전 확인을 강조했다. 기록의 보존 기간뿐 아니라 어떤 기록을 남기고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