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와 성북구에서 청년·신혼부부가 찾는 아파트값이 정책 대출 기준선을 넘으면서 예산에 맞는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9일 현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문의 전화가 이어졌지만, 중개사들은 거래가 반토막 났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인근에서는 20·30대가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매물을 찾지만 해당 물건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성북구 한신한진아파트도 신생아특례대출 기준인 9억원 아래일 때는 문의가 있었지만 기준선을 넘은 뒤 끊겼다고 중개업소는 전했다. 이 아파트 매매는 9월에는 없었고 10월에는 1건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94㎡의 거래 중윗값은 올해 1분기 5억5000만원에서 3분기 6억2500만원으로 올랐다. 한신한진아파트 전용 84.87㎡도 같은 기간 8억75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상승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저가 거래 비중도 줄었다.
올해 1~9월 노원구의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55.1%에서 48.3%로 낮아졌다. 성북구의 9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63.8%에서 45.7%로 감소했다.
다주택자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으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청년들이 외곽에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린 점이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생아를 키우는 한 30대 부부는 한신한진아파트를 올해 초 8억원대와 9억원대에 살 기회를 놓친 뒤, 이달 30평형을 10억원 중반에 매수했다.
중개사가 기다려보라고 권했지만 아내는 “이번에 안 사면 못 살 것 같다”며 울었다고 한다.
예산에 맞는 매물을 찾아도 세입자의 입주 일정이 변수가 되기도 한다. 두 자녀를 둔 30대 부부는 지난달 상계주공9단지 전용 64.82㎡를 5억5000만원에 계약하고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퇴거하겠다던 세입자가 직전 재계약 때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추가 거주 의사를 밝혔고, 집주인은 지난 15일 매수인에게 해약 의사를 전했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집을 구하기 어려운 사정이 세입자의 의사 변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 보증금도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사이에 차이가 컸다.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94㎡ 2층은 지난 9일 신규 전세 계약이 3억3000만원에 체결됐고, 12일 같은 층의 갱신 계약은 2억470만원이었다. 두 계약의 보증금 차이는 1억2530만원이다.
중개업소는 세입자가 있는 집은 입주 시기를 맞추기 어렵고, 계약이 무산된 뒤에는 비슷한 가격의 집을 다시 찾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 집값까지 오르면 매수 희망자가 더 외곽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는 외곽은 대출 총량이 많지 않아 금리 인상의 체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지만, 거주 수요가 있어 올해까지 매수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