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 7호선 전철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노인이 간호사와 승객들의 응급조치 끝에 의식을 되찾았다. 현장에서는 한 사람의 대응뿐 아니라 주변 시민들의 협력도 이어졌다.
서울성모병원 간호사 서혜원씨는 10월 1일 고속터미널역에서 7호선을 타고 귀가하던 중, 군자역 부근에서 응급환자 발생으로 열차가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을 들었다. 같은 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인파를 헤쳐 환자에게 갔을 때 노인은 의식이 없고 전신 발작 증상을 보였다.
서 간호사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했고, 발작이 잦아든 뒤 맥박이 약해지고 심정지 증상이 나타나자 심폐소생술을 했다.
서 간호사가 도착하기 전 남성 승객 한 명이 이미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고, 여성 승객도 곁에서 도왔다. 열차가 중곡역에 정차한 뒤 노인을 승강장으로 옮겼으며, 서 간호사는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조치를 이어갔다. 노인은 의식을 되찾은 뒤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서 간호사는 15년 차 간호사로,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병동에서 중증 환자를 돌본 뒤 현재 외래간호팀에서 근무한다. 한 달 전쯤 지하철에서 쓰러진 여성을 도왔고, 병원 응급환자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경험도 있다. 매년 병원에서 받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이번 대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 간호사는 비전문가도 심정지 등 위급한 상황에서는 행동해야 한다며, 우선 119에 신고하고 현장이 혼란스러우면 특정인을 지목해 신고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발작 환자는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모른 채 응급조치한 뒤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질까 걱정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응급조치를 한 사람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조치로 인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해 민사·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망 관련 조항이 국회에서 ‘감면’에서 ‘지지 않는다’로 개정됐으며, ‘중대한 과실’의 기준을 더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는 현장에 있던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연락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서 간호사가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조치했다며, 이런 사례가 알려져 응급상황에서 용기를 내는 사람이 늘기를 바란다는 뜻을 병원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