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자녀가 정규직으로 일할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월 21일 학술지 한국사회정책에 실린 보고서는 가구소득뿐 아니라 순자산과 아버지의 학력에 따라서도 청년의 정규직 취업률이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로 1980∼1996년생 4051명을 분석했다.
지역과 성별 등 변수를 제외하고 가구소득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자녀가 34세일 때 정규직 취업률은 소득 하위 10% 가구에서 23%, 하위 40∼50% 가구에서 79%, 상위 10% 가구에서 94%였다.
29세 때도 세 집단의 취업률은 각각 19%, 49%, 78%로 벌어졌다.
부모 소득에 따른 차이가 34세에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더 이른 나이에도 나타난 셈이다.
소득 외의 조건도 차이를 드러냈다.
34세 기준으로 순자산 하위 33% 가구 자녀의 정규직 취업률은 45%, 상위 33%는 92%였다.
아버지가 중졸 이하인 경우에는 62%,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인 경우에는 92%였다.
생활비 부담이 적으면 취업 준비 기간을 확보하고 원하는 일자리를 탐색할 수 있지만, 생계를 직접 책임지는 청년은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거나 계약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와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첫 일자리의 고용 형태가 이후 경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미래연구원 자료에서 1989∼1998년생 중 첫 직장을 정규직으로 시작한 이들은 이후 10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기간이 8년 3개월이었지만,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이들은 3년 1개월이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5∼29세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2019년 40.4%에서 2025년 45.6%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저소득 청년에게 생계비만 지원하기보다 직무 경험과 채용 연계, 취업 후 정착까지 묶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취업 준비에 쓸 시간과 경험을 확보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구직부터 첫 일자리 정착까지 이어지는 지원이 중요하다는 취지다.